
별점 : ⭐️⭐️⭐️⭐️
리뷰:
남겨진 부모의 그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의 흐름을 짧고 굵게 보여준 애니메이션.
12분이라는 러닝타임은 신의 한 수. 견디기 힘들 정도로 괴롭기엔 짧고, 그들의 마음이 와닿을 만큼은 길다.
내 힘으로 아무도 구할 수 없는 사고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보고 싶은 작품 리스트에 올린 건 몇 년 전인데, 꽤 오랜 시간동안 감상을 망설였다.
안 좋은 생각을 할 것 같아서였다. 슬픈 내용임이 뻔한데 그걸 받아들일 에너지가 없었다.
특히, 우울증 환자가 되고 나서는 더더욱. 우울증을 겪은 사람의 대부분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할 것이다. 그 생각에는 짝꿍처럼 따라오는 물음이 있다.
'내가 죽고 나면...?'
이 작품은 그 대답을 현실적으로, 그러나 현실보다는 덜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남은 사람들이 보고 만지고 느끼는 그 모든 것들에 내 존재가 남아 있겠지. 무얼 하든 나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힘들어하겠지.
그 고통을 함께 극복해 나갈 동반자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졌다.
소중한 존재의 죽음에는 여러 계기가 있다. 영화에서는 교내 총기 난사 사건.
한국에는 좀처럼 없는 경우이기에, 나는 세월호와 이태원 등의 비극을 떠올리며 감상했다.
세월호...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사고 당일의 타임라인을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희생자들을 떠올리면 아직도 눈물이 나고 억울함에 화가 난다.
이태원도 그렇다. 혹시라도 희생자 중에 내 친구가 있을까 봐 너무 무서웠다. 바다 너머에서 연락도 해 보고 생중계 뉴스도 종일 봤다.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그 밖에도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없는 수많은 사고가 이 세상에는 너무 많다.
원제가 <What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인데, 남겨진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후회도 슬픔도 아닌, 소중한 존재 사랑임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남겨진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어 주는 작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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