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부로 복직을 하고 나니, 머지않아 회사로 출근해야 할 일이 생겼다.
왠지 사전연습 같은 걸 해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재활치료처럼.
그래서 재활치료하는 기분으로 마루노우치 거리를 걸었다. 정말 오랜만에 걸었다.
나 말고 모든 게 변한 것 같다가도, 나 말고 모든 게 그대로인 것 같은 기묘한 느낌.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관광객과 시민들로 꽉 차 있는 거리.
멈춰 서서 먹고 마시고 웃고 즐기는 사람들. 그들을 관망하며 천천히 걷는 나.


걷고 걸어 회사 빌딩에 다다랐다. 오랜만에 회사 빌딩을 눈앞에 두었을 때는 무언가 감정이 아득해졌다.
"우와" 하는 소리가 작게 튀어나왔다. '건물 크네...' 같은 실없는 감상이 먼저 떠올랐다.
천천히 한 바퀴를 둘러 둘러 걸었다. 걸음 하나하나에 추억과 기억이 발자국이 되고 낙엽이 되었다.
전화로 회의하랴, 이동하랴 숨가삐 걷던 길목들.
얼마나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왔던가. 그때의 내가 품었던 열정이 잊혀지지 않아서, 참 생생해서 주춤거리며 길을 걸었다.



회사 로고가 새겨진 큰 간판 앞에 잠시 멈춰섰다.
친숙한 듯 어색한 로고. 큼직한 글씨.
문득 내 뒤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간판 유리에 비쳐 보였다.
나처럼 이 회사의 일원일까? 어떤 이유로 사진을 남기고 있을까. 행복한 기분으로 찍고 있을까?
숱한 질문들이 머릿속을 관통하는 순간이 지나니, 이제는 간판 유리에 내가 비쳐 보였다.
입사하기 전에, 이 회사의 일원이 된 것이 너무 기뻐서 한번 찾아온 적이 있었다. 사진도 찍었다.
부모님이 도쿄에 놀러 오셨을 때도, 딸이 다니는 회사라고 이 간판 앞에 서서 기념사진 몇 장 남겼었지.
그렇게 자랑스러웠는데. 이제 다시 이 앞에 서 보니 다 허상 같이 느껴졌다. 유리에 비쳐 보이는 나조차도.

오늘의 목적지는 회사 밑 스타벅스.
출근길 전철 안에서 모바일 오더를 걸어 놓고, 사무실로 올라가기 전에 커피를 픽업하던 일상의 한 조각.
'나도 한번쯤은 여기 앉아서 유유자적 즐기고 싶다'고 생각하던 장소.
오늘에서야 이뤄 보는 소박한 꿈, 따라오는 작은 행복.
앞으로도 오늘처럼, 이곳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하나둘 쌓아가야지.
이 글도 그 스타벅스에서 기록하는 중이다.
과거의 내가 마시지 않던 메뉴를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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